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때는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 손발이 차서 못 견디겠다며 오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아랫배가 차다.” “수족이 얼음장같다.” “허리, 엉덩이가 시렵고 저리다.” 혹은 “배에서 찬 바람이 나는 것 같다.”는 등의 여러 증상을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증상들은 대개가 환자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인 것으로 여러 현대 의학적인 검사를 해도 그 증상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양방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일종의 혈액 순환 장애로 판단한다. 콜레스테롤이나 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를 검사하여 혈액내 지질의 정도를 파악하며 치료에 있어서도 혈액 순환 개선제를 처방하나 뚜렷한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냉증(冷症)’이라고 하여 “일반적으로 냉감을 느끼지 않을만한 온도에서 신체 특히 사지와 요배부 등의 특정 부위만이 냉증을 느껴 곤란한 상태”로 정의하고 그 원인을 원기의 허약, 혈액 순환 장애, 수분 대사 장애, 어혈, 양허 등으로 나누어 생각하며 이에 따른 치료를 하고 있다.
물론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 한의사와의 상담을 필요로 하나 원인별 증상과 치료상의 차이를 대강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평소에 기력이 약하고 어지러움증이 있으며 배가 차고 입맛도 시원찮으며 시름시름하는 환자가 수족 냉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원기의 허약을 개선시켜야 한다. 보통 수척한 외모의 어린 아이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허리나 무릎, 사타구니가 시리며 추위를 많이 타며 정력이 약한 환자가 수족 냉감을 호소한다면 이는 양기(陽氣) 부족 상태를 의심할 수 있다.
구역감, 메슥거림 등의 소화장애와 함께 어지러움증이 있으며 가래가 끓고 몸이 무겁다고 하며 수족이 찬 경우는 담음(痰飮)으로 인한 것이다.
또는 출산이나 소파술 또는 자궁내 질환을 앓은 이후 하복부 압통과 더불어 수족냉증을 호소한다면 어혈(瘀血)로 인한 혈액 순환 불량상태를 의미한다.
결국 병리적인 기전은 원기의 저하, 양기의 부족, 담음, 어혈등으로 인해 혈액의 운행이 순조롭지 못함으로 인해 ‘냉증’이 발생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 또한 단순히 손발을 따뜻이 한다거나 혈액 순환만을 개선시키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혈액 순환 불량 상태를 일으킨 근본 원인을 개선해야 한다.
보통 침시술과 뜸을 병행하여 전신 및 국소의 순환을 개선하며, 검사상 말초혈액 순환 상태가 불량한 자의 손가락 끝에 뜸 치료를 했을 때 순환상태가 개선되었다는 임상 보고가 나와 있다. 하지만 냉증을 느끼는 부위의 치료와 더불어 각각의 원인에 따른 원인 치료는 반드시 행해져야 한다. 이에 적절한 한약의 투여는 매우 효과적이다. 한약 처방의 구성 및 투여는 반드시 전문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시행되어야 하겠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자가 치료로는 혈액의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온수에 2~3분, 냉수에 2~3초씩 교대하며 손, 발을 담그기를 하루 6~8회 반복하는 방법이 있으며 또는 발을 37℃정도의 온수에 30분간 담그는 족탕이나 최근 유행하는 반신욕을 권할 만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냉증 국소 부위의 치료와 한의사의 진단을 통한 원인 치료는 반드시 병행되어야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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